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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리'의 진실: 마무리가 아닌 일본어 段取り의 진짜 의미

@비밀쌤 2025. 11. 26. 02:54

한국에서 뒷 마무리라는 뜻으로 알려진 단어 '단도리'에 대해서 실제 일본어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설명하는 블로그 표지
'단도리'가 뒷마무리 라는 뜻 아니던가?

들어가며

한국에서 '단도리 잘해라'라는 표현은 흔히 '마무리를 잘하라', '뒷수습을 확실히 해라' 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단도리'라는 말이 '마무리' 혹은 '뒷수습'이라는 뜻으로 알고 계시겠지만, 이게 진짜 일본어에서 온 단어 인 것을 모르는 분들도 계시고, 일본어에서의 '단도리'가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계신 분들은 더더욱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일본어 だんり (단도리)의 본래 의미와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고, 한국어에서의 '단도리'의 쓰임은 어떻게 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어 段取り의 기본 개념

일본어에서 だんり는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전체의 흐름이 막힘없이 진행되도록 상세하게 계획하고 시뮬레이션하며, 절차와 순서를 미리 조율해 두는 것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상세계획 및 준비와 사전조율 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어떤 일에 필요한 준비물을 갖추는 수준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일이 흘러가는 과정까지 고려해서 사전에 설계해 두는 것이 段取り의 개념입니다.

단도리·준비·계획의 차이

중요한 업무발표를 준비하는 사례를 통해서, だんり(단도리)와 けいかく(계획), じゅん(준비)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업무 발표를 하기 위해서, 회의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참석 대상자를 확인하는 것이 계획이고, 회의에 필요한 발표 자료(PPT)를 작성하거나 발표에 필요한 물건이나 다과류를 사두는 것 같은 행동을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회의자료의 장표 당 시간 배분, 참석자의 예상질문을 미리 생각해두고, 발표 시의 동작 제스쳐도 시뮬레이션 하면서, 예상되는 돌발 상황은 무엇이고 그 때는 어떻게 대처하면 될지를 미리 생각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두는 것이 '段取り'입니다.

남친이 데이트 준비를 해 주었어.

→ 단순 준비가 아닌 '상세한 세부계획 및 사전조율'

段取り의 유래

段取り라는 말은 어디서 온 말일까요. 여러 가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얘기는 일본의 전통 공연인 のう (노)나 (가부키)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설 입니다.

우선 だん (단) 이란 연극의 1막 2막 처럼, 이야기의 흐름을 구분하는 단위로, 일본 전통공연인 '노'와 '카부키'에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이 개개의 段과 段을 잘 연결시켜 다음장면으로 넘어갈 때, 전개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막간(幕間)의 할 일에 대해서 순서를 정하는 처리하는데서 비롯된 말이라고 합니다.

이후 일상이나 회사생활에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흐름을 정리하는 능력' 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だんりがいいひと' 라고 하면 단순히 준비물만 잘 챙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전체 과정을 물 흐르듯 정리하고 돌발상황이 생겨도 상황에 맞춰 잘 조율하는 사람을 칭찬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언뜻 한국어의 '일머리가 좋다'는 말과 비슷해 보이지만, 일머리에 '철저한 준비성'까지 더해졌을 때 비로소 '단도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에 더 잘 부합할 수 있습니다. 신조어인 '일잘러'가 '段取りがいい人'와 유사한 느낌이 있습니다.

한국어 단도리는 어쩌다 뒷 마무리가 되었나

한국어에서 단도리는 거의 '마무리'나 '뒷수습' 이라는 뜻으로 굳어져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어 だんり가 '사전 조율과 상세 준비'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과는 매우 상반되게, 그 의미가 변질된 것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단도리라는 단어는 일제시대에 자연스럽게 유입이 되었겠습니다만, 본래의 뜻인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전 조율에서 어쩌다 '뒷 마무리'로 의미가 변질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설명되거나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다만 추측해 보자면, 일본인 관리자가 어떤 일을 시켰을 때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고 대충 일하냐며 질책하는 과정에서 이 '단도리'에 대해서 강조하다가, 단도리를 '뒷 수습'이나 '뒷 마무리'로 잘못 이해되어 고착화된 것은 아닌가 하는 소설을 써봅니다.

관리자 : 내가 단도리 (사전준비) 똑바로 하라고 했어 안했어!!

??? : 아,, 일 마무리 똑바로 하라고? 오케오케,,

한국식 '단도리 잘해라' 일본어로 말하기

이런 이유로, 한국 사람이 일본인에게 뒷마무리를 잘하라는 의미로 '段取り、ちゃんとやって'(단도리 잘해라)라고 말하면,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이 끝나가는 마당에 사전준비(段取り)를 잘하라고 하니 당황해할지도 모릅니다. 한국어로 '단도리 잘해라'라는 말은 일본어로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뒷 마무리 잘 해라 / 끝 맺음을 확실히 해라

あとまつかたけ는 모두 '뒷마무리', '정리'라는 뜻으로, 한국식 '단도리'의 의미와 찰떡인 단어입니다.

깡패 두목이 부하에게 단도리 잘해라, 즉 뒷마무리 잘하라고 지시하는 듯 한 이미지
단도리 잘해라잉 = 後始末ちゃんとしろよ!

마치며

단도리라는 표현은 일본어에서 유래했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고착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어 だんり는 단순한 준비나 계획을 넘어, 일의 흐름을 미리 그려보면서 모든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상세하게 계획하고 조율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말임을 잘 기억해주시고, 혹여나 '뒷 마무리'나 '뒷수습'의 뜻의 말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단도리' 대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from 비밀쌤

2025.11.26
비밀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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